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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sent is present #시작된 여정-7

번호 1451
카벙클 | 비술사 | Lv.70
18-12-11 21:15 조회 11151

제목의 present는 현재와 선물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

 

어느때와 같이 화창한 림사로민사의 아침.

잭은 그의 일행들과 함께 작은 식당 갑판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있었다.

숙취로 표정이 엉망인 그래봐야 잭과 렉키, 녹티스 세 사람이었지만 사람들도 정신을 차릴 무렵 에단이 테이블 위로 한 장의 의뢰서를 펼쳐놓았다.


“3인조 빈집털이 강도단?”

그래, 원래는 빈집이나 털던 좀도둑들이었는데, 갈수록 대담해지더니 이제 강도짓까지 안다더군.”


에단이 팔장을 끼며 말했다. 잭과 리리아는 의뢰서를 유심히 보고 있었고, 레키는 따끈따끈한 햇살에 늘어져라 하품을 했으며 녹티스는 미동도 않고 가만히 앉아있었다.


그런데- 그 정도면 노란셔츠에서 충분히 해결할 수 있지 않아? 그렇지 않아도 우린 휴식이 필요하다구~”


레키가 투정부리듯 말했다. 그들의 수준에서 보면 빈집털이범이야 잡범수준이며 림사로민사의 치안을 담당하는 노란셔츠만으로도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그 정도의 의뢰였다.

그런 의뢰를 바데론이 추천했따니... 레키는 딱히 흥미가 일지 않았다.


,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 그렇지만 내가 본 바로는 레키, 네가 가장 열심이여야 할 것 같다만?”


씨익 웃는 에단의 미소는 뭔가 짓궂은 생각을 하는 악동의 웃음이었다.

그 모습에 불길함을 느낀 레키는 이리줘봐, 라고 말하며 의뢰서를 들어 읽기 시작했다.


흐음. 여름여울 농장에서부터 시작, 수법이 점점 대담해지며 남동쪽으로 이동. 예상 이동 지역은 안개빛 마을...? 얘네들 미친거 아니야? 침입한 흔적과 가장 가까운 구역은 안개빛 마을의...”


의뢰서에 적혀있는 예상 구역과 번지수를 읽고 있던 레키의 눈동자가 파르르 떨리더니 귀와 꼬리가 바짝섰다. 그리고 쾅! 하고 책상을 내리치며 말했다.


내 집이 있는 곳이잖아!!”

덤으로 잭의 집도 포함되어 있지.”

그건 쬐끔도 상관없어!”

어이 이봐...”


잭이 어의없는 눈으로 레키를 보았지만 레키는 신경도 쓰지 않았다.


잭의 집은 훔쳐갈 만한 건 하나도 없는 집이지만, 심혈을 기울여서 꾸민 내 집을 다르다구!”


잭은 어떻게 감히!’라던지, ‘발견되기만 해봐라!’라던지 뒤숭숭한 말을 하며 우냥우냥거리는 레키를 잡아끌어 자리에 앉히며 진정시켰다.


잠시 자리가 정돈된 후 잭이 대화를 정리했다.


그러면 이번 의뢰는 받아들이는 걸로?”


탁자에 둘러 앉아있던 다른 네사람이 끄덕였다. 먼저 리리아가 말했다.


저는 노란 셔츠에게 가서 좀 더 정보를 모아볼께요.”

나는 쌍검사 길드에 가보겠다. 뒷사정은 어둠 속에 지내는 자가 더 잘 아는 법이니까.”

나는 바데론에게 가서 좀 더 정보를 얻어보지. 겸사겸사 다른 모험가들에게도 물어보겠네.”


리리아에 이어 녹티스, 에단이 말하자 잭이 끄덕이며 말했다.


그럼 나와 레키는 안개빛 마을로 이동하면서 조사해볼게. 알게된 정보는 링크쉘 정보로 공유하기. 저녁쯤에 다시 모이기로 하자. 모이는 장소는-”

내 집으로 하자!”

“..., 레키네 집으로 하자. 그럼 해산!”

 

*

 

휘청휘청 걷다 털썩! 이라는 느낌으로 소파에 주저앉은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씻겨져버렸다...”


꼬마친구들의 열정적인 노력 덕분에 그녀는 깨끗이 몸을 씻고 새로운 옷으로 갈아입을 수 있었다. 물론 부차적으로 현재 자신의 몸에 대해 잘 알게 되었던 시간이었다.


목욕을 오래해서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 때문인지 아직도 붉은 얼굴을 휙휙 좌우로 휘젓더니 손바닥으로 부채질을 했다.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하나도 없었지만 뭔가 기분은 개운해진 상태였다.


일단 생각하자.”


탁탁거리는 벽난로 속의 불꽃을 바라보면서 벽난로 앞에 놓인 소파에 편히 앉아 그녀는 찬찬히 기억을 더듬어갔다.

나는 누구였는지, 여기는 어디고 또 이들은 누구인지. 조금이라도 더 알기 위해 열심히 구멍나있는 기억 속을 뒤졌다.

그것은 마치 똑같은 그림을 찾아 카드를 뒤집는 게임과 비슷했다. 하나의 질문을 하고, 해답을 내고. 그와 관계되는 질문을 또 하고, 또 해답을 내고.


얼마만큼의 시간이 흘렀을까?

그녀의 하란 머리카락을 말려주던 꼬마친구들은 어느새 삼삼오오 흩어져 한가롭게 놀고 있었다. 문득 그녀는 두리번거리며 말했다.


혹시 여기에 종이와 펜... 필기도구 같은게 있을까? , 고마워.”


공중에 둥둥 떠다니던 하얀 손모양의 꼬마친구가 벽면에 있는 책상을 가리켰다.

그녀가 고맙다 말하자 하얀 손은 척 하니 엄지를 세웠다. 그녀도 그것을 보며 웃으며 마주 엄지를 세워줬다.


책상에 다가가 종이와 만년필을 집어든 그녀는 책상 위에 놓여있는 큰 책에 눈길을 줬다가 몸을 돌렸다.

머릿속이 간질거리며 무언가 생각나려 하고 있었지만, 일단 그겨는 방 안의 물건에 최대한 손을 대지 않으려 했기 때문에 다시 소파로 돌아왔다.


여기가 내 방이 아닐 수도 있으니까.’


그렇다보기엔 너무나 눈에 익은 방의 모습이었지만... 그녀는 소파에 앉아 하나씩 하나씩 기억나는 것들을 적기 시작했다.


처음에 에 관해 그녀가 종이에 적는 것은 미미했다.

가족관계, 직장, 취미, 친구 등등. 모든 것이 희미하게 흐려진 기억뿐이었다.

대부분의 답에는 아마도라거나 물음표가 잔뜩 붙어있었다.


그렇지만 꼬마친구나 이 방이 어딘지에 대한 기억을 정리 할 때는 그녀의 손이 바빠지기 시작했다.

적으면 적을수록, 가닥가닥이 서로 이어지면서 하나의 흐름이 그려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흐름은 어느정도 시간이 흐른 후 에 대해 기억난 것을 적어놓았던 곳의 한 단어를 가리켰다. ‘FF14’라는 단어를.


“-말도 안돼...”


믿을 수 없었다. 왜 바로 눈치채지 못했을까?

아마도 지독한 현실감과 지금 그녀가 생각한 것이 그만큼 현실감과는 거리가 먼 허무맹랑한 것이었기 때문이었으리라.


여긴-”


‘FF14’. 정식 명칭은 ‘Final Fantasy 14(파이널판타지 14)’. 그녀가 기억해낸 의 취미에 있던-


게임 속 세상...?”


- 게임의 타이틀 명이었다.


 

*

 


파이널판타지14는 그녀의 기억 속에서 그녀가 취미로 하던 게임이었다.

게임 플레이어는 빛의 전사로서 모험가가 되어 에오르제아 땅에서 일어나는 여러 사건을 해결하며 점차 영웅이 되어가는, 전형적인 RPG게임이었다.


파이널판타지14의 세계관, 메인스토리, 캐릭터, 지역 등이 머릿속에 휙휙 스쳐지나갔고그녀는 한참동안이나 더 생각에 잠겼다.

가져온 종이가 다 떨어져갈 때 쯤, 그녀는 펜을 놓고 이마를 쓸어내렸다.


정보가 필요해.”


일단 기억나는 것을 전부 다 적어놓았다.

아직도 문득문득 생각나려하는게 있었지만 슬슬 머리가 아파왔다.

게다가 이렇게 적고 고민해도 현재 이 방과 꼬마친구만 보고 여기가 파이널판타지14의 세계라 확신할 만큼 그녀는 편하게 생각할 수 없었다.


...”


무의식적으로 머리를 긁적이던 그녀는 손에 잡히는 비단과 같은 감촉을 느끼고 자신의 머리카락을 눈앞에 끌어왔다. 길고 긴, 백옥같이 하얗고 빛나는 머리카락.

, 그러고보면 여기가 그 세계일지도 모르겠다는 근거가 하나 더 있었다.


그녀는 소파에서 일어나 방을 돌아다니다 침대 옆에 있던 옷장을 열었다. 수십벌의 비싸 보이는 옷이 보였지만, 그녀는 옷장 문에 붙어있는 거울을 빤히 쳐다보았다.


역시, 비슷한 거 같지?”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비슷했다. 아니 비슷한 것 같았다. 아니 생각보다 훨씬, 훠얼씬 아름다운 얼굴이지만... 자신이 설정한 특징은 모두 가지고 있었다.


하얗고 긴 머리카락, 은색의 눈동자를 가진 여 휴런. 자신이 파이널판타지14에서 애정을 갖고 플레이했던 캐릭터. 사전등록까지 해서 고민하고 또 고민해 지었던 이름. 그 이름은-


샤이나...”


심장이 크게 두근- 하고 뛴 것 같았다.

이 몸이 정말 샤이나의 몸이라면, 샤이나가 존재하지 않았을 수도 있지만, 만약 샤이나가 진짜 이 세계에서 빛의 전사라면 -


- 진짜 샤이나는 지금 어디로 간 거지?


- 그리고 빛의 전사가 사라진 거라면 어떻게 되는거지?


거울 속의 그녀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

최악의 경우 자신이 이 몸에 들어와 샤이나가 사라진 거라면?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자 죄악감에 속이 울렁거리고 기분이 급강하 했다.

그녀는 확실치 않은 일이다고 되뇌이며 마음을 다잡았다. 하지만 머릿속에서는 자꾸자꾸 최악의 상황이 생각되었다.


만약 이대로 모험가가 되어 이 세계를 여행하게 된다면, 애정을 갖고 한 게임인 만큼 매우 매력적인 일이지만, 가능할까?

나는 샤이나가 아니라 평범한 일반인일 뿐인데? 빛의 전사는커녕 싸운 일이라고는 동생과 몇 번 다툰게 전부인 내가?

내가 정말 이곳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아니 진짜 샤이나는 어떻게 된 거지?


그만...!!”


! 소리가 날 만큼 그녀는 양손으로 자신의 두 뺨을 쳤다. 손에 닿은 뺨이 뜨겁고 얼얼했다. 조금씩, 머리가 식어갔다.


나는 진짜, 잔 걱정이 많아서 탈이야...”


이러면 안되는데, 라고 중얼거리며 그녀는 옷장 문을 닫았다그리고 머리를 비우기 위해 방안을 거닐었다.

침대, 모그리 소파, 카벙클 소파. 저건 실프 책장과 의자. 벽난로, 별빛 축제 트리... 찬찬히 방안을 둘러보던 그녀는 자신이 왜 방이 낯설면서도 낯익은 느낌이 들었는지 깨달았다.


그녀는 자신이 발견한 것에 가까지 다가갔다. 책상 옆에 있는 그것, 상식적으로 하나쯤은 있어야 되지만 게임상에서는 방 안에 배치해두지 않았던 물건에 다가갔다. 그리고 그 안을 확인했다.


“-있었다...”


그녀는 털썩 책상 앞에 놓인 의자에 앉았다. 그녀가 발견한 것은 동그란 통. 그리고 그 안에 들어있는 종이 쓰레기들이었다.

그녀는 이 쓰레기통을 방에 배치해 두지 않았었다. 그리고 그 안에 있는 쓰레기들은 더더욱.

 

그녀는 그녀가 느꼈던 이상한 위화감의 이유를 깨달았다.

낯익은 느낌을 받았던 것은 방안에 있는 가구들이었다. 그녀 자신이 고심해 배치했으니까!


그리고 낯선 느낌을 받았던 것은 화면 속 모습이 아닌 실제 방 모습이었던 것과, 그곳에 생활감이 묻어있었다는 것이었다.


마치 그녀가 넣어둔 가구를 이용해서 사람이 생활하기 편하게 조금씩 바꾸고, 필요한 것을 더 넣은 것 같은 방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누군가가 이 방에서 살았다는 것을 의미했다.


또다시 그녀의 머릿속에 많은 가정들이 떠올랐다가 사라져갔다. 하지만 결국 결론은 하나, 정보가 더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그녀는 문득 책상 위에 있는 큰 책에 눈길이 갔다.


이 책은...”


어두운 색의 겉 표지에 알 수 없는 금속으로 된 용조각이 달려있는 책. 아니 책이 아닌 마도서였다.

그녀가 아닌 샤이나가 쓰던 무기. 그리고 아마, 아니 필연적으로 이 방을 사용했던 사람(샤이나)이 둔 것이 분명한, 샤이나가 남기고 간 것.

그녀는 홀린 듯이 마도서를 바라보며 천천히 손을 뻗었고.


- 마침내 마도서에 손끝이 닿았다.

 

*

 

- 수상한 3인조? 글쎄...

- 빈집털이라고? 일단 보지 못했다. 나도 조심하도록 하지.


처음 보는 3인조라. 나는 못 봤어. 모험가 구역에서 빈집털이라니 상당히 대담한 도적들이네.”

그런가...”

, 처음보는 노란셔츠 경비병들이 돌아다니는 것은 봤는데, 이 사건 떄문이었구나.”

노란셔츠 경비병?”

그래, 2인조로 순찰하면서 집집마다 물어보고 다니더라구.”

알겠어. 좋은 정보 고마워!”

그래, 너희도 힘내라.”


잭은 라라펠 청년 모험가를 떠나 또 다른 사람을 찾아 안개빛 마을의 거리를 걸었다. 시간은 어느새 점심때를 훌쩍 넘어있었다.


아직은 이렇다 할 단서는 없고...’


레키의 집으로 텔레포한 두 사람은 다행히 레키의 집이 아직 털리지 않은 것을 확인한 후 안개빛 마을을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조사를 하고 있었다.

잭은 레키와 떨어져서 혼자 수소문하고 있었지만 건진 것이 없었다.

잭은 슬슬 헤어진 레키와 합류하기 위해 레키를 찾았다. 문득 익숙한 기척에 잭은 시선을 들고 외쳤다.


어이- 레키! 뭐 건진 것은 있어?”

--!”


레키의 소리가 들린 곳은 주변에서 가장 높은 나무의 꼭대기였다.

높은 곳에서 특유의 시력으로 이곳저곳 둘러보고 있던 레키는 잭의 물음에 답하고 날렵한 몸놀림으로 뛰어내렸다.

! 고양이처럼 가볍게 착지한 레키는 절레절레 고개를 저었다.


도둑놈 같아 보이는 사람은 안보이던데? 생각해보면 이런 대낮에 나 수생해요~’ 라며 돌아다니지도 않겠지만... 우으, 대체 어디에 숨어있는거야!?”

처음보는 사람은 찾아봤어?”

. 그렇지만 아는 얼굴 뿐이었어. 이 주변 모험가들은 대부분 다 알고 있는걸.”


흥이 나면 때때로 안개빛 마을 거리에서 즉석 콘서트도 여는 레키인지라 그녀는 안개빛 마을에서는 꽤 높은 인지도를 자랑했다.

모험가라는 직종 역시 서로 돕지 않고는 살아남지 못하기 때문에 레키 또한 자기 집 주변의 이웃 정도는 빠삭하게 다 꿰고 있었다.


, 모르는 얼굴 있었다. 2명이었지만.”

?”

이쪽이야. 먼저 간다!”


잭이 어, 하는 사이에 레키는 벌써 저 멀리까지 가 있었다.

잘못하면 놓칠수도 있어 잭은 뭐라 하기도 전에 레키를 쫓아 달음박질 했다.

그렇게 달리던 잭의 귀에 띠링띠링하는 소리가 들렸다. 링크펄 통신, 링크쉘이 왔다는 신호음이었다.


[잭 들리나? 녹티스다. 대답은 안해도 괜찮다. 쓸모있는 정보를 건졌다.]


잭의 귀에 걸린 링크펄에서 쌍검사 길드에 갔던 녹티스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3인조 중 한명은 단도를 쓰는 좀도둑 출신인데 길드에서 은신술을 배웠지만 악용해 추방당했다고 한다. 실력은 별 볼일 없어도 은신술 만큼은 괜찮은 편이라 했다. 작은 체구의 휴런족 남성이다. 이상, 나도 합류하겠다.]

[알겠어!]


잭은 대답을 하고 멀리 보이는 레키를 향해 달려갔다. 레키는 노란 셔츠를 입은 두 사람과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레키는 잭을 보더니 손짓을 하며 재촉했다.


잭 너무 늦잖아. 빨리 좀 와.”

먼저 출발해서 전력으로 질주해놓고는... 그래서 이 분 들이야?”

그래 처음 보는 노란 셔츠 경비병들.”


잭이 인사하자 그들도 흑와단식 경례법으로 인사를 했다. 갈색 피부의 거친 루가딘 남성과 라라펠 청년이었다.


그러면 아저씨들도 건진 게 없으신 거네요?”

그렇지 뭐. 집집마다 물어봤지만, 이 부근에서는 목격자가 없었다. 우리도 이 사건 때문에 추가로 파견됐는데 말이야...”


이번에도 허탕이라는 생각에 레키의 귀와 꼬리가 축 늘어졌다. 맥이 빠진 레키를 대신해 잭이 대화를 이어갔다.


저희도 3인조 강도단을 잡는 의뢰를 받아 조사하고 있습니다. 나중에라도 정보를 얻게 되면 알려주실 수 있으십니까?”


루가딘 남성은 끄덕이며 손으로 반대편 길을 가리켰다.


물론이지. 저쪽은 우리가 이미 한번 다 둘러봤으니 다른 구역을 둘러보는 것은 어떤가?”

알겠습니다. 그럼-”

아차. 한 가지 물어보고 싶은게 있는데. 저 위에 있는 절벽 아래 지어진 큰 집에 대해 뭔가 아는 게 있나?”


루가딘족 노란셔츠 경비병이 굵은 팔을 들어 언덕 위로 올라가는 길을 가리켰다. 잭은 손을 따라 그곳에 시선을 주고는 대답했다.


아아. 거기는 빈집입니다. 꽤나 큰 모험가 자유부대가 사용하던 집 같은데 지금은 누구도 드나들지 않죠. 적어도 1년 이상은 아무도 살지 않았을 겁니다.”


 

*

 


잭과 레키는 2인조 노란셔츠 경비병들과 헤어져 터벅터벅 길을 걷고 있었다. 일단 녹티스가 합류하기로 했기에 레키의 집까지 가는 길이었다.


아아~ 또 허탕이네! 그 녀석들 벌써 다른데로 도망간 것은 아닐까?”


두 손을 머리 뒤로 돌려 으음... 하며 기지개를 펴는 레키의 말에 그럴지도 모르지라며 잭이 대답했다. 뭔가 시원치 않은 목소리에 레키가 물어보았다.


뭐 수상한거라도 있어?”

“-방금 그 노란셔츠 경비병들이 걸려.”

그래? 옷이 좀 더러워 보이긴 했지만 난 딱히-”


레키는 방금 전 두 노란셔츠 경비병들의 모습을 생각해보았다.

등에 도끼를 메고 있던 갈색 피부의 덩치 큰 루가딘 남성. 긴 창을 메고 있던 라라펠 남성.


! 노란셔츠인데 귀곡부대처럼 창을 가지고 있는 것은 드물다!”

혹시 모르니까... 노란셔츠에 물어보러 간 게 리리아였지?”

~”


잭은 레키의 대답을 들으며 링크펄로 리리아에게 연락을 시도했다.


[리리아 들려? 잭인데-]


더운 햇빛아래에 길을 걷던 두 사람의 발걸음은 곧이어 이어진 리리아의 답변에 뚝 멈췄다. 서로 얼굴을 마주보던 두 사람은 이윽고 둘로 나뉘어 힘차게 달려갔다. 잭은 레키의 집을 향해, 레키는 방금 지나왔던 길을 향해


- 만남은, 머지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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